2017년 가을, 어학연수를 지원했다.
사실 5월에 추가 모집 공지를 봤을 때부터 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일본어를 시작한 내가 어학연수를 가는 건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반이 여러개여서 문법을 하는 반도 있다고 했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걸 거기가서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여름의 상태였다면 그 곳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게 많이 어려웠을 거다.
그러고 공부를 많이 했냐면 그건 아니....
고2 때 배운 일본어가 남아있는 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대학 때 교양으로 들은 일본어는 내 기억 속에 마츠리에 대한 거만 남았다.
일본어 책을 산 건 2016년,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를 샀는데 이유는 듣기!부터 시작해서 말을 할 수 있게하는 공부법이랬다. 열심히 듣기만 했다.
그러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기초문법이라도 보고 가야겠다!해서 지원서 올리기 전인 황금연휴동안 기초문법을 정리했다. 보면서 바로 정리하면서 바로 외우는 식으로 해서 겨우 지원서도 썼고 면접도 봤다.
면접 때 느낀 건 나 정말 일본어 못 하구나! 머리 속에서 단어들이 둥글둥글 돌아다니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가 않았다. 선생님 질문에 머리 속에는 단어들이 순서를 잡고 기다리는데 입 밖으로 뱉지를 못했다. 자신감이 없었던 걸까, 긴장을 했던 걸까.
그리고 11월에 간 후쿠오카에서 느낀 건 나 정말 일본어 못하는데 괜찮을까! 콜로키움 후 뒷풀이에서 4개국어를 쓰시는 교수님, 일본어로 질문했는데 영어로 답하는 교수님들... 그리고 알아듣지 못하는 나... 듣는 말의 반은 날아갔어.
그 후 공부를 했냐면 아니....
학기 중에는 바빴다. 정말로. 면접 후 11월부터 12월까지 정말 바빴다. 정말. 학교다니면서 이렇게 바쁜 적 없었다. 3시간자고 학교를 가는 게 처음이었다. 시험기간도 아니고 발표준비를 하는데 너무 바빴다.
하지만 방학하고도 공부를 안 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그 곳 학교에서 B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일본어에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출발했다. 홋카이도로. 6개월만에 다시 찾은 홋카이도.